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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긴 잠에서 깨어난 진실, 한국전쟁 민간인 피해자 마산보도연맹 재심사건 무죄 판결을 온몸으로 환영한다.

 

지난 1월 17일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경남유족회 노치수 회장을 비롯한 6명의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방경비법 위반’의 재심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무죄를 구형한 것에 이어 2월 14일 오늘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이들 국가범죄 피해자에 대해 당연하게도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우리는 긴 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운 아라홍련처럼 70여 년의 세월이 흘러 진실의 꽃을 피운 오늘의 무죄 판결을 350만 경남도민과 함께 온몸으로 환영한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과거 국가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한 형사 책임을 묻는 판결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오늘의 무죄 판결로 유복자로 태어나 한평생 '아버지' 소리 한번 해본 적이 없는 유가족들과 겉으로 슬픔을 드러내지도 못하고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유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원통한 마음을 풀게 되었다.

 

당시 토지분배 등을 주장하다 국방경비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민간인이 군사법원에서 제대로 된 법 절차도 없이 사형당한 마산 보도연맹의 재심에서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

72년 전 여순사건 당시 내란죄 등으로 구속되어 처형된 철도기관사 노동자에 대한 재심 재판에서 지난 1월 20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무죄를 선고한 것에 이어 역사의 진실이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도 밝혀진 것에 대해 우리는 이 기쁨을 경남도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진실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결정이 있고 2013년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뒤로부터 검찰의 항고와 재항고가 기각되고 마침내 2019년 재심이 받아들여져 2020년 오늘의 판결이 있기까지 가시밭길을 헤쳐 온 유가족들의 고난의 행진은 앞으로 전국에서 많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믿는다.

 

올해 1월 20일 경남도의회는 보도연맹 사건을 ‘해방 후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자신의 치부를 덮고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빨갱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고의적이고 계획적으로 자행한 집단 학살’로 규정하였다. 그리고 경남도의회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을 개정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활동을 재개할 것과 ▶보도연맹 등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등의 명예회복 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민간인 희생자와 그 유족에 대한 배·보상 근거를 마련할 것을 촉구한 것처럼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거침없는 흐름이 전국으로 이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는 한국전쟁 앞뒤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다는 등의 까닭으로 학살당하고, 농사를 짓다가 끌려가 재판 절차도 없이 학살당하고, 마산 괭이바다에 수장되기도 한 민간인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의 해원이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더욱이 불법으로 구금되고 재판 절차도 없이 학살되어 재심마저도 청구할 수 없는 대부분의 민간인 피해자들과 그 유족에 대한 해원의 길이 열려야 한다.

 

오늘 마산지원에 모인 우리는 현재 국회에 잠자고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기본법 개정안이 총선 앞뒤로 조속히 통과되기를 요구하며, 이를 통해 진실화해위원회의 재출범, 보상특별법 제정, 가해자 처벌 등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아울러 창원시와 경상남도는 민간인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탑을 건립하고 추모 공원을 만들어 역사를 기억하고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가의 무자비한 공권력에 억울한 죽임을 당한 민간인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달래면서 우리 겨레의 화해와 평화의 길을 더욱 밝고 힘차게 열어갈 것이다.

 

 

2020.2.14.

열린사회 희망연대,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경남진보연합, 6.15 경남본부, 범민련 경남연합, (사)김주열 열사 기념사업회, 경남평화회의, 적폐청산과 민주사회 건설을 위한 경남운동본부, 경남여성연대, 민주항쟁 정신계승 시민단체 연대회의,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 시민모임, 경남여성단체연합, 마산겨레하나, 마창진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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