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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홍준표 도지사님, 지리산은 당신의 밥그릇이 아닙니다.


  존경하는 홍준표 도지사님, 안녕하십니까?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로 유난히 뜨겁던 겨울이 지나, 어느덧 봄이 왔습니다. 겁 없는 사람들이 감히 신성한 절대 권력에 맞서는 꼴이 여러모로 불편하셨겠지만, 어쩌면 지사님께는 이 겁 없는 사람들의 봄이 좋은 기회가 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지사님의 대선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지율이 무려 3.5%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무상급식을 저지하여 아이들 밥그릇을 빼앗고, 진주의료원을 폐쇄하여 어르신들 건강을 위협하였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지지율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최근 여러모로 대담한 발언들을 내 놓으시며 대권을 꿈꾸시나 봅니다.
  하지만 여전히 3.5%의 지지율로는 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최근 지사님의 행보가 촛불을 든 국민들에게는 물론이고, 태극기를 든 국민들에게도 그다지 와 닿지 않는 모양입니다. 모름지기 일국의 대통령이 되려는 분께서, 이 정도의 지지율에 만족하셔서야 되겠습니까? 무릇 권좌에 오르려는 자라면 의당 위와 아래, 왼쪽과 오른쪽의 구분 없이 모두가 따를만한 사람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평소 저희들이라면 치를 떠셨던 홍준표 지사님에게, 거국적이며 건설적인 충언을 좀 드리려 합니다. 홍준표 지사님께서는 지금 더 높고 큰 자리를 향하고 계십니다만, 불행히도 거기에는 항상 시기하는 무리들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항상 눈을 크게 뜨고, 가장 가까이 있는 무리들을 경계하셔야 합니다.

  지난 2월 28일, 경남도는 지리산 다목적댐과 지리산케이블카 사업을 다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토부에서는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는 다목적댐과 환경부에서는 벌써 수차례나 같은 이유를 들어 부결한 바 있는 지리산케이블카 사업을 의지로 돌파해내겠다는 것은 언뜻 훌륭한 기백으로 보일 수 있으나, 지나친 무모함은 반드시 독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입니다. 이런 혈세 낭비를 대선 진출을 위한 교두보랍시고 옆에서 소곤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그 사람이 공직자거나, 공직자와 친한 누군가라면 특히 더더욱, 멀리하시는 것이 이롭다 할 수 있겠습니다.
  ‘경남도 수자원정책이 유럽 식수정책과 맞아 떨어진다’며 유럽씩이나 다녀온 경남발전연구원 전문가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지사님의 대권 도전에 크나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경남도 수자원의 질과 양 등 현황이 유럽 수자원의 그것과 동일할 리가 없다는 것은 중학교 교과서만 훑어 봐도 알 수 있습니다만, 그들은 교묘한 말솜씨로 지사님과 대다수 국민들의 눈을 흐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많은 가정이 석회질이 많은 유럽 수질 특성으로 인해 석회질 정화제를 구비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특별한 외부 오염원이 없는 한 지표수가 먹는 물로서 적합한 축복받은 나라입니다.
 또한, 유럽 전체인구의 약 85%가 넘는 국민이 ‘식수댐과 지하수를 이용한 식수를 먹는다’라고 발표하였으나, 이 또한 교묘한 말장난입니다. 85%중 20%만이 식수댐을 이용한 식수를 먹고 있고, 나머지 65%는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숨기고, 명백하게 그 방식이 다르다 할 수 있는 식수댐과 지하수를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부풀리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을 상대로도 이런 거짓말을 일삼는 전문가 집단이 지사님 한사람에게는 오죽하겠습니까?
  무엇보다도, 유럽 전체에 6,600개의 댐이 있으니 우리도 더 지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상 대한민국은 세계적으로 댐 밀집도가 1위인 국가라는 사실은 슬쩍 무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들을 곁에 두고 대권을 바라보시니 지지율이 3.5%를 넘을 수가 있겠습니까? 소수 토건 마피아들이 아니면 도무지 지지할만한 구석이 없는 전략을 권하는 측근들이야 말로 홍준표 도지사님의 가장 큰 적입니다.

  지리산케이블카 사업은 어쩌면 홍준표 지사님께서도 직접 바라시는 사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수차례 직접 언급하시기도 했고, 번번이 낙방하면서도 예산을 쏟아 부으시는 만큼 어쩌면 역점사업이라고도 보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또한 대선 행보에 있어서는 발목 잡힐 여지가 충분히 큰, 함정입니다.
  지리산케이블카가 홍지사님이 그렇게 강조하는 친환경 사업이라면, 왜 환경부에서 세 번이나 반려했겠습니까? 구례와 남원, 산청과 함양이 협의한다면 한 곳만 고려해 보겠다는 환경부의 입장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많아도 한 곳 이외에는 설치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에 위협적인 사업이라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국가에서 환경 분야에 있어 가장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고 자연 환경을 보전하라는 의미에서 설립한 부처가 내린 판단을 거듭 부정하는 행위는 자칫 지사님의 이미지를 “불통”, “반정부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는 지사님의 크신 꿈에 있어서 크나큰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지사님께서도 저희라면 치를 떠셨겠지만, 사실 저희도 딱히 지사님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늘은 거국적으로, 생산적인 미래를 도모해 보고자 과격하거나 비하적인 표현은 삼가고 최대한 사실 위주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끝으로, 홍준표 지사님의 미래에 도움이 될까하여 한 가지 사실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올해는 지리산국립공원이 지정된 지 50주년 되는 해입니다. 환경부도, 국립공원관리공단도, 지자체도, 저희 시민환경단체도 그 의미를 기리고자 이런저런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국립공원 제 1호 지리산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올해 펼쳐질 각계각층의 사업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고 그 가치가 재평가될 것입니다. 이러한 때에, 지리산에 이런저런 개발 사업을 하여 지지도를 올려보고자 시도한다면, 오히려 큰 역풍을 맞아 그나마 있던 3.5%의 지지율도 보전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훗날 영광스러운 과거를 회상하며 지리산으로 귀농을 하신다면 모르겠지만, 지금 지리산은 지사님의 밥그릇이 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지리산을 파헤치고 헤집더라도, 지사님의 지지율은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한시바삐 주위의 시기하는 무리들을 물리치시어, 좀 더 맑은 눈으로 지리산을 바라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했습니다. 여권의 분열을 틈타, 홍준표 도지사님의 대권 도전에 명운을 빕니다.
2017년 3월 6일

지리산댐백지화함양대책위, 지리산케이블카반대공동행동,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종교연대, 지리산권시민단체협의회,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섬진강과지리산사람, 환경운동연합, 경남환경운동연합(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천환경운동연합, 진주환경운동연합,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창녕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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